대학 간판이 임금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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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간판이 임금 좌우한다…근로자 3600여명 조사
[국민일보 2006-02-0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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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대학교와 여타 대학교 졸업자간 임금 격차가 최근 들어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이런 연구 결과는 노동시장 내 대졸자 집단간 격차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또 다른 양극화 논란을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대 한준(사회학) 교수와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한신갑(사회학) 교수는 '대졸자의 사회경제적 성과를 통해 본 대학간 불평등' 논문에서 3600여명의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2000년 및 2004년 패널조사 결과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포항공대 등 4개 상위권 대학교 졸업생과 서울의 사립대,지방 국립대,지방 사립대 출신 근로자간 임금 격차가 커졌다. 구체적으로 상위권 대학교 출신 근로자들의 2004년 평균 임금은 중졸 이하 근로자에 비해 160%나 더 받고 있는 반면 여타 대학교 졸업자들은 85∼100%를 더 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위권 대졸자 임금이 중졸 이하 임금의 2.6배인 셈이다. 세분해 보면 지방 사립대 출신은 중졸 이하보다 약 85%,지방 국립대는 거의 100%,서울 사립대는 약 95%씩 더 많은 임금을 기록했다.

4년 전인 2000년 조사에서는 상위권대 출신들의 임금이 중졸 이하에 비해 약 130% 더 높았고,지방 사립대와 지방 국립대는 각각 근 60%,서울의 사립대는 약 75%를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한준 교수는 "상위권 대학교 출신자들이 누리는 추가적 임금 프리미엄이 늘어나 이들과 다른 대학교 졸업자들 사이에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어 "이는 국·사립 지방대 출신과 서울지역 사립대 출신간 노동시장 성과 격차가 줄었다는 것과 함께 두 가지 큰 변화"라고 덧붙였다.

직장 규모 면에서도 상위권대 출신자들의 경우 지방 사립대 출신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4배 가까운 규모의 조직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국립대는 1.5배,서울의 사립대는 1.4배였다.

수도권 인구억제 정책 등의 영향으로 이공계를 제외한 서울 상위권 대학교의 정원은 1980년대 중반 이후 동결된 반면 1997년 대학설립준칙주의 시행 이후 지방 사립대들이 정원 증대를 주도해 왔다는 점도 출신 대학간 임금 등의 격차 확대를 불러온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앞서 2002년 장수명(교원대) 교수는 '대학교육의 경제학'이라는 논문을 통해 "미국에서는 하위권 대학교 출신에서 임금이 급하게 낮아지고 중·상위권 대학교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반면 한국에서는 상위로 갈수록 임금이 급하게 올라가는 승자독점적 형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런 양상의 원인 가운데 '연줄효과'라고 할 수 있는 학벌주의적 인식과 관행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출신 대학교간 임금 및 비임금 격차가 대학 교육의 질이나 동료집단의 (면학 자극) 효과에서 비롯되는 것인지,학벌주의적 인식이나 학연에 기초한 연결망적 동원에 기인하는 것인지가 추후 연구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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